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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AG 출전 불발 털어낸다...APBC 대표팀 리드오프 출격 예고한 김도영

“저도 기회가 오겠죠.”항저우 아시안게임(AG) 개막이 다가온 9월 중순, 김도영(20·KIA 타이거즈)이 전한 바람이다. 당시 그는 대표팀에 승선한 동갑내기 친구이자 ‘라이벌’ 문동주(20·한화 이글스)를 응원하며 자신도 국제대회에서 뛰는 날을 고대했다. 11월 열리는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에 대해 귀띔하자 “지금은 팀 순위만 생각하고 있지만, 솔직히 출전하고 싶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석 달 뒤 기회가 왔다. 김도영은 오는 16일부터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APBC 대표팀에 선발됐다. 2017년에 이어 두 번째 열리는 이 대회에는 한국·일본·대만·호주 리그 대표 유망주(24세·입단 3년 차 이하)들이 참가한다. 김도영은 2023시즌 초반 당한 오른쪽 발등 부상으로 6월 중순 1군에 복귀한 탓에 AG 대표팀엔 선발되지 못했다. 후반기 타율 0.290·18도루를 기록한 그는 한껏 성장한 기량을 인정받았고, APBC 대표팀 부름을 받았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AG에 출전하지 못한 아쉬움을 털어낼 기회다. 김도영은 지난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APBC 대표팀의 첫 공식 훈련에서 쾌조의 컨디션을 보여줬다. 소속팀 KIA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정규시즌이 끝난 뒤에도 꾸준히 홈구장(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을 찾아 근·체력 훈련을 하며 APBC를 준비했다고 한다. 이날 타격 훈련에서 수차례 호쾌한 타구를 날리며 다른 동료들의 감탄을 자아냈다고. 김도영은 2021년 9월 멕시코에서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U-18 야구월드컵에 출전했다. 한국은 약체로 여겨진 니카라과전 4-6으로 패하는 등 고전을 거듭한 끝에 최종 8위로 대회를 마쳤다. 국제 무대에서 벽을 실감한 김도영은 자신의 실력을 되돌아봤고, 더 성장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프로 무대(KBO리그) 진입을 앞두고 가장 설레는 점으로 "좋은 선배님(투수)들의 공을 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김도영은 데뷔 2년 차였던 올해, KIA의 주전 3루수로 도약했다. 정규시즌 막판 순위 경쟁에서 클러치 능력을 보여주며 주축 선수 나성범·최형우가 부상으로 빠진 팀 공격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김도영의 시선은 다시 넓은 무대로 향한다. 그에게 국제대회에 출전에서 가장 기대되는 점을 묻자 "선배들 얘기를 들어보면 대부분 일본 투수들의 제구와 변화구 구사 능력을 높이 평가하더라. 직접 상대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라고 했다. 이바타 히로카즈 감독이 이끄는 일본 APBC 대표팀엔 이마이 타츠야, 스미다 치히로(이상 세이부 라이온스) 등 차세대 에이스급 투수들이 출전한다. 김도영은 올 시즌 84경기만 뛰고도 도루 25개를 해냈다. 이 부문 1위 정수빈(두산 베어스)의 기록이 39개였다. 김도영이 출루하면 상대 배터리와 내야진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항저우 AG에서 금메달 획득을 이끈 KBO리그 대표 '대도' 김혜성(키움 히어로즈)도 이번 APBC 대표팀에 선발됐다. 김도영과 김혜성이 테이블세터로 나서면 적극적으로 작전 야구를 실현할 수 있다. 김도영이 대표팀 타선 리드오프(1번 타자)로 뛸 날이 다가오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1.08 06:30
메이저리그

3년 만의 가을야구 도전인데…MIA 비상, 사이영 에이스 IL 올랐다

2020년 이후 첫 포스트시즌 도전을 노리던 메이저리그(MLB) 마이애미 말린스에 비상이 걸렸다. 에이스 샌디 알칸타라(28)가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마이애미는 7일(한국시간) 알칸타라가 팔꿈치 굴근 염좌로 15일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MLB 공식 홈페이지인 MLB닷컴은 "알칸타라가 지난 4일 월싱턴 내셔널스전에서 8이닝 4실점(2자책점)을 기록하고 팀이 6-4로 승리한 날 마지막 투구 때 불편함을 느꼈다고 했다"고 전했다.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던 마이애미로서는 뼈아픈 전력 이탈이다. 마이애미는 6일 기준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3위와 반 경기 차인 4위에 위치했다. 3위 안에만 들면 2020년 단축 시즌 이후 첫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능했다. 가을야구 도전을 이루려면 에이스 알칸타라가 필요했다. 알칸타라는 지난해 14승 9패 평균자책점 2.28을 기록하고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당시 228과 3분의 2이닝을 소화했다. 현대 투수로는 이례적인 수치다.너무 많이 던진 탓일까 올 시즌은 그만 못 했다. 부상 전까지 기록이 7승 12패 평균자책점 4.14에 불과했다. 28경기 184와 3분의 2이닝으로 이닝 소화력은 여전했지만 시점이 잦아졌다. 특히 9이닝당 피홈런 개수가 0.6개에서 1.1개로 크게 늘었다.그나마 후반기 페이스가 괜찮았다. 10경기 평균자책점 3.20으로 에이스급 기량을 회복했다. 남은 기간 포스트시즌 도전을 위해 그의 힘일 필요했는데, 돌연 이탈하면서 마이애미의 계산도 꼬이게 됐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9.07 09:10
프로야구

[IS 포커스] '에이스 깨기' 호랑이 타선 이끄는 최형우-나성범

‘호랑이 군단’ KIA 타이거즈의 포효가 멈출 줄 모른다. ‘297억원 듀오’ 최형우(39)와 나성범(33)이 한층 향상된 시너지 효과를 보여주며 그 어느 때보다 강한 공격력을 만들고 있다.KIA는 지난 3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8-6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달 24일 KT 위즈전부터 치른 8경기에서 모두 이기며, 2021년 8월 13일 SSG전 이후 751일 만에 8연승을 거뒀다. 김종국 감독 부임(2021년 12월) 이후 최다 연승이다. 파죽지세로 승수를 쌓은 KIA는 4일 기준으로 승률 0.5283(56승 2무 50패)을 기록, 0.5278을 기록한 NC 다이노스를 제치고 4위까지 올랐다. 3위 SSG도 1.5경기 차까지 따라붙었다.KIA는 뜨거운 화력을 앞세워 승승장구했다. 8연승을 거두는 동안 팀 타율(0.337) 득점(71개) 타점(66개) 모두 10개 구단 중 1위였다. 특히 득점권에선 이 기간 유일하게 4할(0.459) 대 타율을 남겼다. KIA는 31일 치른 광주 NC전에선 리그 평균자책점 1위(30일 기준 1.97)를 지키고 있던 에릭 페디를 상대로 3이닝 동안 7점을 냈다. 한화 이글스 펠릭스 페냐, SSG 로에니스 엘리아스 등 다른 팀 에이스급 투수들도 KIA 타선에 무너졌다.활화산처럼 뜨거운 KIA 화력은 최형우와 나성범이 중심을 잡아준 덕분에 발휘될 수 있었다.3번 타자로 나선 나성범은 8연승을 거두는 동안 타율 0.382·3홈런·12타점·9득점을 기록했다. 이 기간 팀 내 타점 1위·타율 2위였다. KIA가 3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지난달 31일 NC전부터 1·2일 SSG전까지 3경기 연속 홈런을 치며 다득점을 이끌었다.4번 타자 최형우도 8경기에서 타율 0.424·1홈런·11타점·6득점을 기록했다. 타율은 가장 높았고, 타점은 나성범에 이어 팀 내 2위였다. 지난달 25일 홈(광주) 한화 이글스 3연전 1차전에선 1회 말 선취 타점을 올린 뒤 2-1, 1점 차로 앞선 7회 타석에선 쐐기 투런포를 쳤다. 2-2 동점이었던 27일 한화 3차전 6회 말 타석에선 2-2 동점 상황에서 한화 선발 투수 문동주의 153㎞/h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공략해 균형을 깨뜨리는 2타점 적시타를 쳤다. 8연승 기간 최형우는 결승타 3개를 기록하며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KBO리그 정상급 타자들이 타격 컨디션까지 좋은 상황. 최형우와 나성범이 꾸준히 좋은 타격을 유지하다 보니, 이들을 연달아 상대하는 다른 팀 투수들은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두 타자가 한 이닝에 나란히 타석에 나선 모두 범타로 물러난 공격은 31번 중 6번(8연승 기간 기준)뿐이었다. 두 타자 중 1명은 25번 출루했다는 의미다. 동반 출루도 7번 있었다. KIA 타선 두 기둥은 좀처럼 함께 흔들리지 않았다. 최형우가 타점 없이 1안타를 기록한 1일 인천 SSG전에선 나성범이 스리런포를 포함해 홀로 5타점을 기록했다. 나성범이 무안타로 침묵한 3일 SSG전은 최형우가 1회 초 선제 2타점을 기록하며 공격을 이끌었다.두 선수가 연타석 홈런을 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한 선수가 자리를 비우거나 부진했을 때 다른 한 선수가 공격을 이끄는 것도 일종의 팀 시너지로 볼 수 있다. 나성범이 왼쪽 종아리 부상으로 이탈했던 5월까지는 최형우가 3할 대 타율을 유지하며 타선 중심을 잡아줬다. 최형우가 후반기 첫 20경기에서 타율 0.250에 그치며 주춤했을 땐 나성범이 4번 타자로 올라서 중심 타선을 지탱했다. KIA는 2017시즌을 앞두고 당시 리그 최고의 타자였던 최형우와 역대 최초로 100억원(기간 4년)을 투자해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했다. KIA는 바로 2017시즌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이후 김주찬·이범호 등 당시 다른 주축 타자들이 은퇴하며 전력이 약해진 KIA는 2018시즌 이후 3년 연속 포스트시즌(PS) 진출에 실패했다. 2020시즌이 끝난 뒤 두 번째 FA 자격을 얻은 최형우와 47억원(3년)에 재계약했고, 2021시즌이 끝난 뒤엔 NC 통합 우승을 이끌었던 나성범을 150억원(6년)에 영입하며 재도약을 노렸다.통합 우승을 이끈 경험이 있는 두 타자가 올 시즌 후반기 비로소 진짜 시너지를 내고 있다. KIA는 4일 현재 3위 SSG에 1.5경기, 2위 KT에 3.5경기 차 밀려 있다. SSG는 최근 경기력이 떨어졌고, 올 시즌 상대 전적(7승 2패)이 크게 앞서 있는 KT와는 7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날개 단 호랑이가 어디까지 날아오를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9.05 07:29
프로야구

[IS 피플] 우승 청부사 '값'을 한 최원태

최원태(26·LG 트윈스)가 트레이드 첫 경기부터 자신의 진가를 보여줬다. 그는 지난달 3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시즌 7승(4패)을 기록했다. 5회 2사까지 퍼펙트를 기록했고, 투구 수도 75구에 불과했다. LG는 최원태의 호투에 타선 활약으로 10-0 완승했다.최원태는 42년 프로야구에서 전례 없는 대형 트레이드로 LG에 입단했다. 올 시즌 우승을 노리는 LG가 지난달 29일 트레이드로 그를 영입했다. 말이 2선발이지 이적 전까지 키움에서 그는 평균자책점 3.25의 에이스급 투수였다. 대가도 컸다. 퓨처스리그 통산 타율 0.335 출루율 0.454 장타율 0.561을 기록한 특급 유망주 이주형에 1라운드 지명권와 투수 김동규를 더했다. 우승을 갈망하고 야수와 유망주 풀이 풍부한 LG였기에 가능한 투자였다. 염경엽 LG 감독은 30일 경기 전 "후반기 경기 수가 훨씬 적지만, 원태가 (LG에서) 전반기보다 무조건 더 많은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장담했다. 리그 1위 다득점(480득점) 팀인 LG 타선을 믿어서다. 염 감독은 "올해 원태가 던진 경기를 보면 한 번에 무너지는 경향이 있다. 점수를 주지 않으려고 그런 것"이라며 "원태에게 '우리는 다르다. 3점은 준다고 생각하고 던져라'고 했다"고 전했다.최원태는 LG 유니폼을 입고 첫 승을 거둔 후 "계속 긴장했다. 10-0이라고 생각하고 던진 게 아니라 0-0처럼 느껴졌다. 첫 단추가 중요하지 않나"라며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야수진이 도와줘 감사하다. 오지환 형이 너무 잘 챙겨줬고, 박해민, 김현수 선배님도 잘 챙겨줬다. (전 키움 동료였던) 박동원 형은 말할 것 도 없다. 동료들이 다 많이 도와줬다"고 전했다. 최원태 영입으로 LG는 아담 플럿코-최원태-임찬규로 이어지는 선발 트로이카를 재편했다. 셋 모두 10승 이상, 3점대 이하 평균자책점이 가능한 자원이다. 최원태도 '대권'을 위한 자신의 임무를 잘 안다. 그는 "일단 정규 시즌 1위로 맞출 수 있도록 내가 힘이 되고 싶다. 그게 중요하다"고 다짐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8.01 09:12
프로야구

[IS 고척] 도슨 선제포→윌리엄스 역전포, 키움-한화 새 외국인 타자 장군멍군

한화 이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새 외국인 타자들이 나란히 선제포를 쏘아올렸다. 한화와 키움의 주중 3연전 2차전이 열린 26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 에이스급 투수들이 모두 경기 초반 장타를 맞았다. 최근 KBO리그에 입성한 외국인 타자들에게 일격을 당했다. 포문을 연 건 키움 로니 도슨이다. 그는 1회 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나선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투수이자 파이어볼로 문동주를 상대로 우월 솔로 홈런을 쳤다. 초구 시속 152㎞/h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공략했다. KBO리그 2번째 홈런.로니는 외국인 타자 에디슨 러셀의 대체 선수다. 후반기부터 전력에 투입됐다. 21일 롯데 자이언츠전 첫 타석부터 적시타를 쳤고, 이튿날 롯데전에서도 3안타를 치며 7-6 승리를 이끌었다. 리그 대표 파이어볼러로 거듭난 문동주의 공을 완벽하게 공략했다. 닉 윌리엄스도 응수했다. 그는 이어진 2회 초 2사 뒤 최재훈이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한 기회에서 상대 투수 이안 맥키니로부터 우월 투런 홈런을 쳤다. 1할 대 타율에 그치며 4번에서 8번까지 내려갔던 그는 25일 키움 1차전에서 멀티 히트를 기록했고, 이날 지난달 30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11경기 만에 다시 아치를 그렸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7.26 19:12
프로야구

맥카티 추가 정밀 검진 결과 팔꿈치 이상 없음, 후반기 출격 대기

SSG 랜더스 커크 맥카티가 후반기 정상적으로 마운드에 오른다. 김원형 SSG 감독은 5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맥카티의 팔꿈치에 큰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내일부터 다시 투구 프로그램을 소화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곧 올스타 휴식기인 만큼 2군에서 더 훈련을 진행하다가 후반기 출격을 대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맥카티는 지난 22일 두산 베어스전 등판 이후 팔에 통증을 호소했다. 검진 결과 전완근 염증 소견이 나왔다. 다행히 큰 부상은 피했다. 맥카티도 구단도 한숨을 돌렸다. 그런데 맥카티가 검진 결과와 달리 팔 상태에 불안함을 느꼈다. 김원형 감독은 "통증은 많이 감소됐다. 그러나 맥카티가 다소 불안함을 느끼고 있다. 심리적인 영향"이라면서 "재차 검진을 통해 확인하고 '투구해도 괜찮다'는 소견을 얻으면 이후 (등판) 스케줄을 잡았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맥카티는 최근 재검진 결과 최종 이상 없음 진단을 받았다. 다만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곧바로 출격할 지는 미지수다. SSG는 선두 싸움 중인 LG와 후반기 첫 3연전을 치른다. 김 감독은 "맥카티가 (후반기에 돌아오더라도 실전에서) 한 달 가까이 공을 던지지 않은 터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내일부터 차근차근 스케쥴을 조율할 것"이라고 했다. 맥카티는 올 시즌 SSG에 합류하며 총 13경기에서 7승 3패 평균자책점 2.52로 에이스급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인천=이형석 기자 2023.07.05 16:51
프로야구

[IS 포커스]12년 만의 우승, 위기를 이겨낸 베테랑의 힘

베테랑은 베테랑이다. SSG 랜더스의 우승에 중심을 잡아준 선배들의 기여가 컸다. SSG의 정규시즌 우승에는 위기도 많았다. 전반기엔 키움 히어로즈가 1.5경기까지 쫓아왔고, 후반기에는 LG 트윈스가 2.5경기 차까지 추격했다. 불펜진이 불안해 SSG 마무리 투수가 세 번이나 바뀌었다. 외국인 투수도 두 명이나 교체했다. 위기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베테랑의 리더십이 빛났다. SSG는 왕조로 불리던 SK 와이번스(SSG의 전신) 시절에도 베테랑들이 팀의 기둥으로 활약한 바 있다. 김재현·박재홍·박경완 등 고참들이 김광현·최정·정근우·김강민 등과 신구 조화를 이루며 세 번의 우승과 세 번의 준우승을 이뤄냈다. 12년이 지난 지금, 당시 막내급이었던 최정과 김광현은 SSG의 전설로 성장했다. 12년 전 선배들이 그랬던 것처럼 이들도 팀의 중심을 단단히 지탱하고 있다. 타선에서는 간판타자 최정의 힘이 컸다. 특히 후반기 LG의 추격을 뿌리치는 데 최정의 공헌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9월 7홈런을 기록했는데 이 중 6개가 1점 차에서 터져 나왔다. 승부처에서 활약한 정도를 나타내는 올 시즌 WPA(승리 확률 기여도)에서 최정은 2.60(스포츠투아이 기준)으로 KBO리그 2위를 기록했다. 왕조 시절의 주역은 아니지만, 주장 한유섬의 공헌도 컸다. 그는 우승 소감에 “모든 선수가 다 잘해줘서 특별히 내가 한 일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한유섬의 활약을 빼놓고는 SSS의 올 시즌을 설명할 수 없다. 정규시즌 100타점을 기록했는데 그중 67타점(1위)이 1점 차 이내에서 만들어졌다. 문자 그대로 '승부처의 남자'였다. 통계적으로 득점권과 승부처에 더 강한 선수가 있는지는 입증할 수 없다. 그러나 이들의 활약이 우승에 직결된 것은 사실이다. 한유섬은 "올해 우리 선수들이 다 느끼겠지만, 경기 후반 쉽게 지지 않고 따라붙는 모습을 항상 보여줬다. 잘 풀리지 않는 경기에서 어떻게든 꾸역꾸역 따라가고 역전하는 모습을 보니 우리 팀이 정말 강한 것 같다"고 기뻐했다. 그라운드 밖에서도 베테랑의 리더십은 선수단이 흔들리지 않게 붙잡았다. 추신수는 지난 7월 12일 당시 SSG를 추격하던 키움과 맞대결을 앞두고 선수단 단체 대화방에 "가족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오라"고 전했다. 중요하고 치열한 경기이니 전쟁에 나간다는 각오를 다지자는 뜻이었다. 압박이 없었던 건 아니다. 김원형 감독은 3일 인터뷰에서 "최정이 경기 전 점심을 먹으면서 '최근 몇 경기 동안 압박감이 엄청났다'고 얘기했다. 젊어서 우승할 때는 그냥 자기 야구만 하면 됐다.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따라오던 시기"라며 "지금 최정은 고참이고 간판스타다. 오래 지켜온 1위를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이 간절한 것 같다. 최근 몇 경기에서는 경기가 끝난 후에도 정말 힘들었다고 하더라. 그만큼 정이가 느낀 책임감이 강했다"고 전했다. 리그 평균자책점 1위(5일 기준 평균자책점 2.13)를 달린 김광현은 13승 2패로 승수가 다소 적다. 등판 때마다 '에이스 매치'를 치렀던 탓이다. 27경기 중 17경기가 각 팀의 외국인 투수 또는 안우진(키움) 소형준(KT 위즈) 등 에이스급 국내 선발이었다. 대신 SSG는 김광현 등판 경기에서 20승 7패(승률 0.741)를 거두며 에이스의 덕을 톡톡히 봤다. 김광현은 “부담 가지라고 연봉을 많이 주신 것”이라고 웃으면서 “내 역할, 각 팀 베테랑들의 역할이 그런 것 같다. 부담은 우리가 다 지고 후배들은 편하게 뛸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했다. 화려한 스타 고참들만 제 몫을 한 게 아니다. 노경은의 존재감도 돋보였다. 지난 시즌 롯데 자이언츠에서 웨이버 공시된 후 테스트를 통해 SSG에 합류한 그는 소금 같은 존재였다. 문승원과 박종훈이 재활 훈련 중이었고, 김광현의 복귀가 늦어졌던 4월 노경은은 선발로 호투했다. 이어 불펜진이 무너진 후반기에는 필승조로 뒷문을 사수했다.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멀티 이닝 소화를 주저하지 않았고, 3연투도 세 번이나 했다. 12승 5패 1세이브 7홀드 평균자책점 3.05의 성적도 훌륭했지만, 기록되지 않는 공로가 더 컸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0.06 06:05
프로야구

[IS 스타]후반기 에이스 떠오른 곽빈 "욕심 버리니 점점 좋아지더라"

"내가 던지는 날에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 승리 투수가 되어야 한다는 욕심이 많았다. 그런 욕심이 조금씩 사라지고, 이닝만 길게 던지고 선발 투수 책임을 다하자고 생각하니 조금씩 좋아지더라. 지난해와 올해, 올해 전반기와 후반기의 차이가 그런 이유 같다." 후반기 에이스급 호투를 펼치고 있는 곽빈(23·두산 베어스)이 멘털의 변화를 성공 원인으로 짚었다. 곽빈은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홈 경기에서 6과 3분의 1이닝 5피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고 시즌 6승(8패)을 기록했다. 최고 시속 155㎞를 기록한 직구는 물론 시속 140㎞를 넘나드는 고속 슬라이더, 시속 120㎞대 커브까지 스트라이크존을 과감하게 공략해 LG 타선을 압도했다. 이날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곽빈은 "(수비로 도와준) 야수 형들에게 너무 고맙고, 내가 내려간 후 책임 주자들을 막아준 정철원에게도 고맙다. 포수 박세혁 형도 너무 고생하신 것 같아 정말 고맙다는 이야기를 이렇게라도 드리고 싶다"고 동료들에게 호투의 공을 돌렸다. 지난해 재활에서 돌아온 곽빈은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해 값진 경험을 쌓았다. 21경기에서 4승 7패 평균자책점 4.11로 눈에 띄는 성적은 아니었으나 건강히 돌아와 절정의 구위를 팬들 앞에 선보였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물론 상대 팀 사령탑들도 곽빈의 구위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모든 게 좋았던 건 아니다. 시즌 스트라이크 비율은 55.6%에 불과했고, 9이닝당 볼넷이 7.21개에 달했다. 좋은 구위에도 제구가 흔들리는 경기들이 나왔다. 그런데도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한국시리즈 1차전에 선발 등판하는 등 중용되며 값진 경험을 쌓고 시즌을 마무리해냈다. 적응을 마친 곽빈은 올 시즌 더 성장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계산할 경우 스트라이크 비율이 62.4%로 늘었고, 9이닝당 볼넷은 4.13개로 줄었다. 곽빈은 멘털의 차이를 이유 중 하나로 꼽았다. 그는 "지난해는 너무 오래 쉬다가 돌아와 경기 감각이 떨어진 시즌이었다. 욕심도 많았다. 내가 던지는 날에는 무조건 이겨야 하고, 승리 투수가 되고 싶은 욕심이 많았다"며 "그런데 그 욕심이 조금씩 사라졌다. 이닝을 많이 던지고, 선발 투수의 책임을 다한다고만 생각하니 투구 내용이 조금씩 좋아졌다. 올 시즌 전반기보다 후반기가 더 좋아진 것도 그런 이유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승리를 지킨 건 곽빈의 입단 동기인 정철원이다. 올 시즌 두산 필승조로 활약 중인 정철원은 4승 3패 3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2.42를 기록하며 신인왕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곽빈은 "(오늘 마운드에서 내려갈 때) 철원이가 무조건 막아줄 것이라 생각해 하나도 걱정하지 않았다. 철원이는 나보다 한두 수 정도 위의 투수라고 생각한다. 제구가 안정적이고 자신감이 다르다"고 그를 칭찬했다. 곽빈이 후반기 에이스로 활약하지만, 두산의 성적은 가을야구와 멀어져 있다. 하지만 그는 "올해는 내년을 더 좋은 시즌으로 만들기 위한 시발점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내년에도 이렇게 될 팀은 아니다. 내년에는 더 올라갈 것이라는 걸 사람들한테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09.14 22:46
프로야구

[IS 포커스]'후반기' ERA 1위...복덩이 외국인 투수 파노니

KIA 타이거즈 대체 외국인 투수 토마스 파노니(28)가 에이스급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KIA의 선택은 탁월했다. 파노니는 지난 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 KBO리그 데뷔 뒤 가장 많은 이닝(7)을 소화하며 무실점을 기록했다. 개인 한 경기 최다 탈삼진(9개)까지 잡아냈다. 최근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투구를 해냈다. 후반기 8경기로 범위로 넓혀도 리그 정상급 투구를 보여줬다. 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69를 기록했다. 3일 기준으로 이 부문 후반기 1위를 마크했다. 데뷔전이었던 7월 14일 LG 트윈스전 이후 한 번도 3자책점 이상 기록하지 않았다. 파노니는 10경기만 뛰고 방출된 로니 윌리엄스의 대체 선수로 KBO리그를 밟았다. 평균 구속이 142.5㎞/h에 이를 만큼 빠른 편인 포심 패스트볼(직구)에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을 두루 뿌리는 투수로 소개됐다. 프로필 상 남다른 경쟁력은 보이지 않았다. 그저 왼손 투수라는 희소성이 주목받았다. 그러나 기대 이상이다. 파노니는 데뷔전을 앞두고 "나는 불독 같은 투수"라며 공격적인 피칭을 예고했다. 실제로 직구와 변화구 제구가 나쁘지 않았고, 승부 성향도 자신의 말처럼 공격적이었다. KBO리그 적응도 빠르다. 첫 두 경기에선 커브 구사율이 전체 투구 수 대비 5%도 미치지 않았다. 직구와 슬라이더 승부가 많았다. 그러나 콘택트 능력이 좋고, 공을 많이 보는 KBO리그 타자들의 성향을 파악한 뒤 완급 조절에 더 집중했다. 미국 무대에 있을 때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던 커브를 더 많이 활용하기 시작했다. 김종국 감독도 "(먼저 KBO리그를 경험한) 션 놀린이나 양현종에게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점점 스마트한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며 만족했다. 완급 조절이 더해진 파노니의 투구는 7월보다 8월, 8월보다 9월 더 위력적이다. 탈삼진 생산도 늘어났다. 3일까지 후반기 탈삼진 부분도 3위(47개)에 올랐다. KIA는 양현종과 이의리가 전반기보다 고전하고 있다. 그러나 부상을 다스리고 돌아온 놀린과파노니가 외국인 '원투펀치'를 구성하며 5강 수성에 기여하고 있다. KIA는 대체 투수를 영입해 성공한 사례가 드물다. 2012년 5월 말, 호라시오라미레즈의 방출 뒤 합류해 23경기에서 9승을 거둔 뒤 재계약을 따낸 헨리 소사가 마지막 기억이다. 파노니는 아직 특정팀을 상대 2번째 등판을 하지 않았다. 3일까지 치른 9경기 모두 다른 팀을 상대했다. 아직 더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KIA의 5강 수성에 황색등이 켜진 시점에 에이스 같은 투구를 보여주며 '제2의 소사'로 기대받고 있다. 그야말로 복덩이다. 안희수 기자 2022.09.04 12:05
야구

150㎞ 돌아온 임찬규 "아버지의 축복, 내년엔 이닝 이터 목표"

임찬규(29·LG 트윈스)에게 2021년은 다사다난한 해였다. 시즌 초 어깨 염증이 생기면서 부진했다. 4월 두 경기에만 등판해 평균자책점 21.21로 극도의 부진을 겪었다. 게다가 지난 5월 19일에는 부친상의 아픔까지 그를 찾아왔다. 고난을 마친 임찬규는 다른 투수가 되어 돌아왔다. 6월 22일 복귀 후 15경기 86이닝 평균자책점 2.93으로 에이스급 호투를 펼쳤다. 되찾은 강속구 덕이다. 구속은 그에게 해묵은 숙제였다. 신인 시절만 해도 시속 150㎞가 넘는 강속구를 던졌지만, 불펜과 선발을 오가며 점차 구속이 내려갔다. 전역 후인 2016년부터는 시속 140㎞를 넘기기도 쉽지 않았다. 올해 후반기는 달랐다. 정규시즌 임찬규의 구속은 평균 시속 140대 중반, 최고 시속 149㎞까지 올라갔다. 이어 선발투수로 등판했던 준플레이오프(준PO) 3차전에서는 기어이 시속 150㎞를 찍었다. 임찬규는 “돌아가신 아버지가 주신 축복인 것 같다”며 “10년 동안 구속을 올리기 위해 정말 많은 시도를 했다. 체중이 가벼워 일부러 웨이트를 하며 찌우기도 했다”며 “그런데 상을 치르면서 체중이 6㎏이 감소하니 오히려 몸 상태가 좋아졌다. 트레이닝 과정에서 몸을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게 됐고 구속도 오를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경기 내용은 좋아졌지만 불운도 따랐다. 올 시즌 단 1승(8패)에 그쳤다. 호투하고도 대부분의 경기에서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임찬규는 “개인 승리야 하면 기분 좋은 문제일 뿐이다”라면서도 “하지만 2~3승을 더 거뒀다면, 3~4패를 덜 했다면 팀이 1위를 하지 않았을까”라며 아쉬워했다. LG는 1위 KT와 단 1.5경기 차이로 정규시즌 3위에 머물렀다. 임찬규의 말처럼 2~3경기의 결과가 LG의 성적표를 바꿨다. 내년 목표는 올 시즌 후반기 재현이다. 임찬규는 내년 한 시즌 내내 빨라진 구속을 유지하고,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선발 투수가 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구속이 계속 올라오던 상황에서 시즌이 마무리됐다. 150㎞를 되찾았다는 것에 정말 감사하지만, 비시즌 동안 준비해 최고 구속뿐 아니라 평균 구속도 더 끌어올리고 싶다”며 “그동안 어깨와 탄력 운동에 집중했는데 이제 코어 근육이나 유연성을 키워서 높아진 구속을 유지하려 한다”고 각오를 전했다. 그는 이어 "올해 슬라이더 상하 무브먼트 내용이 좋아진 것도 만족한다. 고영표(KT 위즈)처럼 체인지업만으로 타자를 압도할 수 없는 만큼 직구, 체인지업,커브에 슬라이더의 피치 터널링과 조합을 더 활용하겠다"고 설명했다. 임찬규는 “규정 이닝을 소화하면서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싶다. 그렇게만 된다면 팀이 정말 높은 곳에 있지 않을까”라며 “올해 후반기처럼만 풀 시즌을 소화할 수 있다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개인 커리어 중 가장 많은 이닝(종전 147과 3분의 2이닝)을 소화할 수 있을 거라 조심스럽게 기대해본다”고 전했다. 올해 한 끗 차이로 우승을 놓친 임찬규는 다시 한번 우승 도전을 꿈꾸고 있다. 그는 “팀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올해 아쉽게 마지막까지 오르지 못했다”며 “선수들이 많이 반성했고 부족한 부분을 깨달았다. 다시 한번 큰 꿈을 향해 도전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차승윤 기자 차승윤 cha.seunyoon.joongang.co.kr 2021.12.1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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